장마가 끝난 7월의 어느 날, 만성피로를 어깨에 지고 출근을 하기 위해 집 밖으로 힘겨운 걸음을 떼었습니다. 길가에 세워진 자동차 창에 웬 수척한 아저씨 한 명이 비치더군요. “나 아직도 술집에서 민증 검사 받잖아”라는 말을 늘 자랑스레 꺼낼 정도로 동안을 자부했던 저였기에 그 비주얼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충격을 받은 상태로 들어선 회사에선 아침부터 상사에게 이리 치이고, 실수를 한 후배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또 한 번 치이고, 그러다보니 놓친 내 업무를 하느라 점심도 놓치고 이래저래 점점 스트레스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에 이르렀지요. 그래서 나지막이 중얼거렸습니다. “내일은 연차 써야겠다.. 씨X” 그러면서도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제 모습에 더욱 열이 받더군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