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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판타지가 불편했다던 시선, 그 이유는?

FEElMDIA 2022. 4. 28. 14:52

출처: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

드라마<슬기로운 의사생활2>는 유료플랫폼 기준 전국 시청률이 10%를 넘으면서, tvN 역대 드라마 중 최초로 첫 회 시청률이 10%를 기록한 드라마가 되었습니다. 뜨거운 맛 드라마가 남발되는 이 험한 업계에서 자극도, 치정도, 복수도, 사람이 죽었다 살아나는 일도 없이 오직 20년 지기 친구들의 우정과 의술로 승부해 슬기로운 결과를 낸 것이죠.

 

 

출처: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

힐링 드라마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던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였지만, 이 드라마가 불편하다는 시선도 존재하는데요. 이에 대해 불편한 시각은 바로 주인공 의사 5인방이 지나치게 미화되었다는 일부 시청자의 의견이었습니다. 이를 대표하는 한 트위터 사용자가 올린 의견 중에는

 

그냥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금수저와 재벌들이 성품과 인간미까지 갖췄다는 극단적 선민사상을 철저한 의학적 디테일에 얹어 실제 직군을 포장했다는 점에서 제작진의 취향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라는 시각이 있었습니다.

 

또한, 엘리트들의 부도덕함과 이기주의를 어떻게 치유하느냐가 사회적 과제로 대두한 상황인데요.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그 과제와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는 대중문화평론가의 반응들도 있었습니다.

 

 

출처: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99즈는 평범한 의사라기에는 저마다 비범함이 더 눈에 띕니다. 이익준(조정석)은 항상 클럽에 다니며 놀고 싶은 건 다 놀고도 의대에서도 수석을 도맡아 하던 사기 캐릭터인데 의사이자 교수가 된 이후에도 온갖 어려운 수술은 다 성공하면서도, 환자와 병원 내 소식은 모르는 게 없고 그 와중에 모두와 친하게 지내며 노래도 잘 부르고 기타도 잘 칩니다. 3회에서는 “익준을 이기고 싶어서 스스로 클럽 티켓을 끊어 익준에게 건넨 의대 동기”이야기도 나오는데, 이 이야기는 익준이 너무 스트레스를 잘 풀어서 또 수석을 했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로 끝나죠.

 

출처: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

병원의 실소유주이자 재벌의 아들인 유연석은 또 어떤가요. 그는 어린 환자들과 보호자들에게는 헬렌 켈러이자 테레사 같은 존재입니다. 실제로 자신의 사비를 털어 키다리 아저씨를 운영해 온 보석 같은 존재이죠. 부모의 유산에는 털끝만큼도 관심이 없고, 병원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젠틀하기로 유명합니다. 심지어 그의 엄마(김해숙)의 친구이자 병원 이사장(김갑수)의 자식들은 화면에 한 번 등장하지 않고도 부모의 유산을 탐내며, 부모의 안부에는 관심도 없는 인물로 이들의 속을 뒤집어 놓는데요. 이는 곧 이사장(김갑수)의 “세상에 정원이 같은 아들 없다”는 대사로 정점을 찍죠.

 

출처: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연출한 신원호 PD는 인터뷰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접하고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고 하는데요.

 

엘리트에 대한 선망이라기보다 아마 전문직에 대한 호기심이 크지 않을까 싶다. 전문 직종은 말 그대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집합이다. 특히나 법조계나 의료계는 우리가 살면서 접하지 않고 살기 쉽지 않다. 경험은 하지만 정작 그 안의 이야기는 알 수가 없다 보니 그런 부분에 대한 호기심이 컸던 것 같다."



 

 

출처: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1>

어떻게 보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판타지이다. 세상 모두가 다 좋은 사람이면 좋겠다는 판타지. 그래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저 좋은 사람들 사이에,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 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그저 보면서 마음이 편해지고 위로받는 기분이었으면 한다. 결국 저희가 보여드리고 싶었던 드라마는 결코 한 직업에 대한 미화가 아니라 좋은 마음을 가진 직업인들에 관한 따뜻한 이야기다."

출처: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

사실 공유 같은 도깨비도 없고 박보검 같은 남자 친구도 없어요. 어차피 모든 드라마가 판타지라면 그나마 좋은 사람들의 세상은 그나마 더 현실에 가까운 판타지 아닐까 싶다. 웬만한 설정으로는 일말의 화제성도 얻지 못하는 시대이다 보니 드라마는 점점 독해지고 있다. 보다 자극적이고 보다 쇼킹하고 보다 어마어마한 이야기들의 틈바구니 속에 이런 착한 판타지 하나쯤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출처: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

칭찬과 비판이 혼재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종편과 케이블 드라마 최초로 1화부터 마지막화까지 수도권 및 전국 평균 시청률 10%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시즌3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종영했습니다. 관계자들도 시즌3가 계획될 시 의기투합하겠다고 밝히며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마침표를 찍었다는 것을 부인했습니다. 최종화 마지막 곡에서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라는 가사가 반복되며 시즌3을 계획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습니다.

판타지라는 비판도 많이 있었지만 그게 판타지일지언정 그걸 보면서 마음이 좋고, 나도 저런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었으면, 그래서 나도 좋은 사람이 돼야지라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가 우리들에게 남겨준 힐링이 아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