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열전

[쿠엔틴 타란티노. Top 5] 펄프 픽션

필더무비 2022. 9. 19. 09:00

쿠엔틴 TOP5. 그 세 번째 <펄프 픽션>

#03. Pulp Fiction

 

  • 개봉/국가 : 1994. 09.10 / 미국
  • 장르/등급 : 범죄, 드라마 / 청소년 관람 불가
  • 출연 : 존 트라볼타, 우마 서먼, 사무엘 L 잭슨, 브루스 윌리스, 빙 레임스, 하비 케이틀, 팀 로스

 

 

ⓒ IMDb.com

 

 

괴물의 탄생

1992년 <저수지의 개들>로 평단의 주목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쿠엔틴 타란티노. 그러나 오늘의 그가 있게 한 영화는 <펄프 픽션(Pulp Fiction), 1994>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겁니다. 괴짜 신인 감독의 겨우 두 번째 영화는 독특한 편집 방식으로 주목을 받습니다. 요즘은 이런 영화가 흔하지만 스토리를 시간순으로 나열하지 않고 뒤죽박죽 섞어 놓고, 결말이 과거의 사건으로 끝나 버리는 그의 편집에 당시 평론가들과 관객들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국내 개봉 당시 편집 실수로 오해하고 다시 시간순으로 상영해야 할까를 고민했을 정도였습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 IMDb.com

 

이영화의 선정성, 폭력성은 타란티노 영화 중에서도 끝을 달립니다. 쌍욕이 난무하고 천박함은 이를 데 없으며 비장미조차 없는 비인간적인 폭력 씬은 당시 많은 논란과 찬사를 동시에 받았습니다. 제가 극혐 하는 변태적 고문 장면과 같은 불쾌한 부분도 있습니다만, 작품의 영화사적 가치와 영향력을 감안할 때 타란티노의 대표작으로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영화사에 남을 명장면 ⓒ IMDb.com

 

<펄프 픽션>은 의역하자면 '싸구려 소설'정도가 됩니다. 문학성보다는 폭력이나 로맨스, 성적인 표현 등 자극적 소재로 양산된 싸구려 소설들은 무명작가들의 생계수단이었습니다. 1896년부터 1950년까지 유행했던 이런 선정적 간행물들을 '펄프 매거진'이라 불렀는데요, 그 이유는 싸게 팔기 위해 '펄프'라 불렸던 질 낮은 갱지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VHS 테이프로 온갖 B급 영화에 심취했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이처럼 언제나 가장 천하고 낯부끄러운 인간의 욕망을 화려한 각본으로 뒤틀고 재해석해 하나의 메시지와 현대적 미학으로 탈바꿈시킵니다.

 

 

1935년 4월 제2권의 펄프 매거진 표지 ⓒ Wikipedia

 

이 영화는 1994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그러나 유럽의 고고하신 평론가들과 일부 언론, 관객들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그 해의 칸은 크쥐스토프 키에슬로프스키의 <세 가지 색 : 레드>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올리브 나무 사이로>, 장예모 감독의 <인생>, 난니 모레티 감독의 <즐거운 인생> 등등 내로라하는 별들의 전쟁이었거든요. 시상대에 오르는 그를 향해 '받을 자격이 없다, 다른 영화가 받아야 한다'며 외치는 관객에게 타란티노는 'Fu*k you'라 응수했습니다. 

 

 

엿이나 드세요 흥얼~ ⓒ IMDb.com

 

뭐 각본상쯤은 줄 수 있으나, 황금종려상 감은 아니라며 칸이 할리우드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쇼를 한다는 둥의 음모론까지 등장했습니다. 어디서 듣보잡 감독 하나가 괴상하고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영화를 들고 와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상을 타가다니.. 당시 언론의 태도도 비난, 의혹이 아니면 극단적 찬사로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보수적인 시네필들의 평가가 그러거나 말거나, 상 자체보다 상을 주는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길드(Guild) 시스템과 잇권으로 연결된 카르텔의 문제가 부각되는 요즘, 새로운 시대의 관객은 분명 당시 '칸'의 판단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비선형적 플롯이 뭐길래

앞에서도 언급했듯, 이 영화의 러닝타임 내내 사건은 시간순으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관객은 뒤에 일어난 일들을 먼저 보고 나중에야 왜 일어났는지 알게 됩니다. 해당 인물의 행동을 기억했다가 계속 그 원인을 추적해야 하죠. 이런 방식을 비선형적 플롯(非線形的 Plot)이라 합니다. 비선형은  '선의 모양이 아니다'라는 뜻으로 시간이 한 줄로 쭉 이어지지 않고 조각나 있다는 뜻이고요. 플롯은 '구성'으로 직역되며, 어떤 이야기(Story)의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체계를 말합니다. 스토리는 있는 사실만 말하는 것이고 왜 그런 일이 일어났고 그로 인한 결과까지 나와야 플롯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왕이 죽었고 여왕도 죽었다" - 스토리

"왕이 갑자기 전쟁중에 전사하자 비통에 잠긴 여왕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 플롯

 

 

비선형적 플롯을 쓰는 이유는 사건의 흐름 자체보다는 인물이나 주제에 집중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펄프픽션의 줄거리는 시간순으로 쭉 나열해 놓고 보면 사실 별 이야기도 아닙니다. 만일 '선형'으로 만들었다면 영화는 그냥 폭력적인 쌈마이 영화 이상도 이하도 아녔을 겁니다. 순서를 이리저리 바꾸면서도 영화의 재미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인물과 주제의식을 선명하게 만든 그의 천재적 편집은 사실상 이영화의 전부이며, 돌을 금으로 바꾼 수준입니다.

 

 

편집이 살렸다 ⓒ IMDb.com

 

빈센트의 사정

따라서 이 영화를 이해하려면 스토리가 아니라 등장인물들에 천착해야 합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그래서 그런 일이 일어났구나'라기보다는 '저런 놈들의 이야기구나'가 남게 됩니다. 갱단의 두목 마르셀러스(빙 라메스)는 매우 권위적이고 폭력적입니다. 그의 새 부인 미아(우마 서먼)에게 한 부하가 발 마사지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4층에서 던져 버릴 정도죠. 실은 결혼식에서 악수를 한게 다였다는 말도 있는데 말입니다. 영화상에서 진실은 나오지 않습니다.

 

 

응, 던져버려 ⓒ IMDb.com

 

그는 자신의 출장중 부하 빈센트(존 트라볼타)를 경호겸 말동무로 붙입니다. 발마사지 사건도 있고 하니 그나마 믿을 놈에게 아내를 맡긴 것입니다. 일단, 여기서 1차적으로 사달이 납니다. 또다시 젊은 남녀를 같이 두다니요. 그러니까 지들끼리 정분이 나 온 세계를 매혹시킨 춤들을 추고 난리가 나잖아요.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 2005>에서도 선우(이병헌)를 연인 희수(신민아)에게 맡겨 놓고 "넌 나에게 모욕감 줬다."며 뒤늦게 삐진 강 사장(김영철)은 바보.

 

 

수줍은 양아치 ⓒ IMDb.com
내가 왕년에 춤신춤왕이였다고 ⓒ IMDb.com

 

빈센트는 전형적인 양아치입니다. 충직하고 순수한 면도 있는 척 하지만 강자에겐 굴종하고 약자에겐 자비가 없습니다. 실수로 사람을 죽여도 아무 죄책감도 못 느끼죠. 그는 자신이 구매한 마약을 잘못 마신 그녀를 죽음의 위기로 몰고 갑니다. 영화 중후반부 결국 가치 없는 삶을 어이없이 마감하죠. 그냥 그렇습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에서의 죽음이란 별것도 아닌 개똥 철학과 얄팍한 인간 군상을 쓰레기처럼 내다 버리기입니다. 화려한 대사와 애절함, 왠지 모를 처연함은 다 이 카타르시스를 위한 밑밥 깔기입니다.

 

 

줄스의 깨달음

개찐 도찐 ⓒ IMDb.com

 

또 다른 조합으로 빈센트는 살인 청부업자로서 줄스(사무엘 L 잭슨)와 다니는데요. 줄스는 두목의 금 가방을 노리는 이들에게 가차 없이 살인을 저지르면서도 어쭙잖게 성경을 구절을 읊습니다. 뒷골목 살인자와 성경이라. 사람의 목숨을 함부로 하는 것도 모자라 신의 권위를 차용하고 자신을 정당화하더니 마침내 기적을 경험해 목자가 되겠다며 뒷골목을 떠납니다. 줄스의 대사 하나하나가 역겨울 정도입니다만, 이것이 바로 쿠엔틴 타란티노의 소름 돋는 냉소적 통찰입니다.

 

 

개똥 철학 시전 ⓒ IMDb.com

 

인간의 목숨을 인본주의 차원이 아닌 다른 측면에서 다루는 것은 모두 기만이며 가식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권력자와 비 권력자를 다투게 하는 시스템의 허울이며 결국 이 세상의 선과 악은 그 이면에 똑같은 죄악이 숨어있다는 것이죠. 그래 놓고 자신은 제3의 존재 목자의 길을 가겠다는 줄스. 그의 영화 전반에 흐르는 인간의 민낯은 불편하기 짝이 없습니다.

 

 

버치의 시계

가장 하층민 버치 ⓒ IMDb.com

 

플롯의 마지막 큰 줄기로 버치(브루스 윌리스)가 여차친구가 잃어버린 아버지의 유물 금시계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부분입니다. 사실상 이 영화의 최강자이자 진정한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데요. 그의 존재감은 우마 서먼과 존 트라볼타에 가려 크게 부각되진 않았지만 버치야 말로 아무런 권력이 없음에도 자신의 신념과 최소한의 인간미를 갖추고 이 모든 사단을 헤쳐 나갑니다.

 

 

여자친구가 금시계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기 전 ⓒ IMDb.com

 

내기 권투를 하며 조작된 승부를 통해 돈을 벌던 복서 버치는 일부러 져주라는 두목의 지시를 거스르고 경기를 이겨 도망갑니다. 그전에 자기가 이기는데 몰래 배팅을 해뒀죠. 그러나 짐을 챙겨오기로 한 여차진구가 아버지의 금시계를 가져오지 않아 목숨을 걸고 다시 찾아 나섭니다. 누군가에게 하찮은 금시계는 부치의 '살아가는 의미' 그리고 '최소한의 자존심'입니다.  다른 건 잃어도 이건 잃을 수 없죠. 그 때문에 버치는 엄청난 고초를 겪게 됩니다만 결정적인 순간에 두목을 도와주고  그 대가로 풀려납니다.

 

 

펌킨과 하니버니의 프레임

영화의 시작 ⓒ IMDb.com

 

여기에 또 하나의 조합이 불쑥 끼어드는데요 풋내기 강도 들입니다. 펌킨(팀 로스)과 허니버니(아만다 플러머)는 사람은 죽이기 싫고 큰 사고는 치지 않으면서도 일은 하기 싫어 강도짓을 꾸밉니다. 한마디로 모순이죠. 비 폭력을 추구하는 강도라니요. 무려 영화의 오프닝을 장식하는 이들은 영화의 가장 마지막 장면에서 줄스에게 혼쭐이 나며 왜 폭력이라는 것이 발생하는지 훈계를 듣게 됩니다. 이 영화의 명대사 중 하나입니다.

 

진실은, 넌 약자이고 나는 사악한자의 횡포라는 거야.
그러나 난 노력중이야, 열심히 노력중이지. 목자가 되려고 말이야.


영화의 끝 ⓒ IMDb.com

 

이것이 이 영화를 둘러싸고 있는 하나의 프레임입니다. 그 프레임이란 약자와 강자가 서로 지키려는 무언가가 자체가 폭력을 유발한다는 것입니다. 그 권력 관계는 (아마도) 금 가방과 금시계로 상징됩니다. 갱단 두목 마셀러스의 것인 금가방은 권력자의 것, 가장 하층민인 버치의 금시계는 비 권력자의 것입니다. 그러나 둘 다 '자신의 가장 근간을 이루는 자존심'으로 상징됩니다. 누구든 이것을 건드리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것이죠. 이 영화에서는 이 두 가지 '물질'을 '자존심'으로 치환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발생하는 인간들의 처절한 싸움을 보여줍니다. 

 

 

Ass 건들지 마라

인류의 모든 비극은 바로 이 금가방과 금시계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이것이 쿠엔틴 타란티노가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 두 관계에서 벗어난 듯 보이는 성직자들도 결국은 그 욕망에서 깨달음을 얻은 것이고 그 근간은 똑같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권력자도 비 권력자도 그것을 지킬 이유가 있으며, 그것이 없어지면 동등해진다. 그땐 누구든 선의를 베푸는 자가 이긴다는 것을 다소 역겹지만 마르셀러스와 버치가 변태에게 성고문을 당하는 장면으로 보여줍니다. 

 

 

이 시계는 아빠의 ass와 나의 ass에 있던 거란다 ⓒ IMDb.com

 

이 영화에서 F워드 만큼이나 많이 등장하며 매우 중요한 상징 중 하나는 ass(엉덩이 혹은 항문)입니다. 네이티브만 알아 들을 수 있는 중의적 표현으로 매우 많은 뜻으로 해석됩니다. 버치가 소중히 여기는 아버지의 유물은 월남전에 참전한 아버지가 포로가 되자 적들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죽기 전까지 항문 속에 숨겨두었던 것입니다. 전쟁이 끝나고 어린 그에게 시계를 전해준 아버지의 동료 군인 아저씨는 아버지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자기도 포로 생활을 하는 동안 시계를 자기 항문속에  2년이나 숨겼다 말합니다. 아버지의 유일한 유물이 두 남자의 ass에 있던 거라니..타란티노의 블랙 코미디가 빛을 발하는 정말 웃픈 장면입니다. 버치는 이 유물을 자신의 존재 가치로 여길 정도로 아낍니다.

 

 

권력자와 비권력자가 동시에 ass를 잃을 위기 ⓒ IMDb.com

 

미국식 표현으로 "엉덩이를 차주겠다."가 단지 폭력이 아니라 너의 자존심을 짓밟겠다는 뜻으로도 사용이 되죠. "엉덩이를 치워"라는 말도 꺼지라는 말과 같습니다. 마르셀러스가 영화 초반 승부조작을 위해 부치를 매수하며 "In the 5th your ass go down"이라고 합니다. 그말은 "너의 자존심을 버리고 돈이나 벌어라" 쯤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 자막에서는 "넌 5회에 쓰러진다"라고 번역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의미 전달이 굉장히 힘듭니다. 영화 속 ass의 의미를 알았다면 번역자가 어떻게든 엉덩이라는 단어를 넣었을 겁니다. 영화 후반부 권력자 마르셀러스도 버치와 싸우다 게이 변태에게 잡혀 성폭행을 당하면서 결국 ass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때 버치는 동등한 인간으로서 동정심을 느껴 그를 돕게 됩니다.

 

 

변태는 권력자도, 비권력자도 아닌 비극 그 자체 ⓒ IMDb.com

 

늘 충격적이고 황당무계하지만 수많은 상징과 화려한 대사로 정신을 못 차리게 하는 쿠엔틴 타라티노 영화는 쓰레기의 외피를 입은 철학서입니다. 그의 감독으로서의 평가는 차치하고 영화라는 결과물 자체를 볼 때 치명적인 단맛과 쓴맛을 모두 가졌지만 정크푸드는 아닌 괴상한 영화 <펄프 픽션>입니다.

 

 

 

배우 여럿 살린 쿠엔틴 타란티노

이 영화로 한물간 배우 취급받거나 침체기를 겪고 있던 배우들이 할리우드의 주목을 받습니다. 잘 나가던 배우는 외연을 확장하고, 이미지가 굳어가던 배우는 새로운 매력을 어필할 수 있었죠. 타란티노 영화에 출연해서 손해 본 배우는 없습니다. 오히려 모두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타란티노는 배우 각각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극대화시키는 명감독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참 연기자로 거듭나는 중 ⓒ IMDb.com

 

가장 큰 수혜자는 존 트라볼타입니다. <토요일 밤의 열기, 1977>에서 현란한 춤사위와 외모로 뭇 여성의 가슴에 불을 지른 존 트라볼타의 인기는 전 세계를 강타했습니다. 70년대 클럽 문화의 종결자이자 청춘의 상징이었으며 글로벌 섹스 심벌의 넘버원이었습니다. 국내에서의 인기도 정말 난리가 아녔습니다. 차기작 뮤지컬 영화 <그리스, 1978>는 전 세계에 디스코 열풍을 불러왔습니다. 오늘 날도 뮤지컬 연극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죠. 여주인공 올리비안 뉴튼 존과 함께 부른 'You're the one that I want'는 1978년 빌보드 Top 100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토요일 밤의 열기, 1977 ⓒ IMDb.com
그리스, 1978 ⓒ IMDb.com

 

하지만 청춘 아이돌의 의례 겪는 성장통인지 연기 변신에 실패, 자기 관리도 소홀한 탓에 외모도 변하여 거의 잊혀 가던 배우였던 그. 1989년 <마이키 이야기>의 흥행으로 슬슬 부활의 조짐을 보이던 존 트라볼타는 <펄프 픽션>에서의 파격적인 연기로 날개를 달게 됩니다. 그 후 <겟 쇼티, 1995>, <브로우큰 애로우, 1996>, <페노미논, 1996>으로 흥행 질주를 이어가더니 마침내 오우삼 감독을 만나 <페이스 오프, 1997>로 역사에 길이 남을 흥행 배우로 등극합니다. 할리우드의 러브콜을 항시 받는 다작 배우가 되었고 2007년 <헤어스프레이>,  2008년 <볼트> 이후 큰 흥행 작은 없지만 이룰 만큼 이룬 배우의 삶이 <펄프 픽션>으로 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페이스 오프, 1997 ⓒ IMDb.com

 

모델 출신의 우마 서먼 역시 다소 외설적이거나 예술적인 영화로 주목받은 배우로 많은 거장들과 함께 한 배우였습니다. 나름 덕후들이 많긴 했으나 미국 내에서 유명했을 뿐입니다. 그녀는 이 영화의 댄스 씬 하나로 전 세계 영화팬들의 마음을 접수했습니다. 그 후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빌> 1, 2편으로 명실상부한 할리우드 흥행 스타가 되었죠. 브루스 윌리스의 충격적인 연기 변신도 볼만 했으며 히어로 느낌의 배우로 굳혀지지 않고 B급 영화에 출연하기를 즐겨했던 그의 바람은 큰 보상으로 돌아왔죠. 사무엘 L 잭슨은 완전한 연기파 배우로 급부상, 오늘날까지 할리우드를 주름잡고 있습니다.

 

 

ⓒ IMDb.com

 

<펄프 픽션>은 영화사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복고풍과 조악함이 현대적 테크놀로지와 표현법을 만나 하나의 세련된 '장치'가 되어버린 역설. 이제는 식상할 정도로 따라 하는 이들이 많아진 편집 방식, 낡고 투박하지만 지금 보면 오히려 세련된 깊은 색감과 단순하면서도 감각적인 화면 구성 등 B급 감성이 메이저로 인정받는 새로운 물결의 출발점이였습니다. 오늘, 쿠엔틴 타란티노의 논란 많은 대표작 <펄프 픽션> 다시 찾아보기 하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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