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오후 7시, 하루 종일 게임에 몰두하다가 다소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진라면 순한맛 한 봉지를 끓이려 냄비에 물을 올렸습니다. 역시나 방에서 뒹굴거리던 서른네 살 먹은 누나가 슬그머니 나오더니 “나 다이어트 하는 거 알면서 이 시간에 라면을 끓인다고?”라며 타박을 하더군요. 제겐 꽤나 익숙한 상황. 망설이지 않고 물었습니다. “지금 얘기해, 한 입만 달라고 하면 진짜 때릴 거야.” “됐어 안 먹어. 냄새나 안 나게 창문 잘 열고 먹어.” 5분 후, 보글보글 맛있게 끓은 라면을 식탁에 내려두고, 냉장고에 파김치가 떨어졌길래 김치냉장고에서 꺼내오려 잠시 자리를 비웠다오던 찰나. 식탁에 거먼 형태가 제 라면을 한 젓가락 먹고 있었습니다. 역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더군요. 왼손엔 파김치 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