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을 마친 드라마 를 보셨나요? 이 드라마는 영원할 것처럼 뜨겁고 쨍했던 순간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보는 것 같았죠. 의도적인 1990년대풍 주제곡이나 오프닝 영상, 자막 등 일종의 치트키 같은 90년대를 꺼내 들어서만은 아니었죠. IMF 시절의 풍경을 배경 삼고, 오렌지족의 표상과 같던 빨간색 오픈카, PC통신 비밀 친구와 해적방송, 순정만화 와 일본 스포츠 만화의 모티브, 90년대 패션 등 그 시절 흔적들이 펼쳐지지만 의 90년대는 복고, 추억의 전시장이라기보다 현실에서 벗어난 어떤 다른 세계를 그려내는 만화적 공간으로 다가왔습니다. 는 ‘지고 실패하는 것이 익숙해서 두렵지 않은’ 당찬 소녀 나희도(김태리)가 좌절의 시기인 IMF 시절에 펜싱을 하는 고등학생으로서, 스스로를 성장시..